평일 낮인데도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관광객은 물론 인근 직장인들, 단골 손님들까지 뒤섞여 골목 안은 마치 주말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죠. 좁은 골목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갈치조림집이 수십 곳이 모두 만석이었고, 안에서는 손님들의 표정들이 밝아 보였어요.
가게마다 양은냄비. 뚝배기에서 자글자글 끓는 갈치조림이 눈과 코를 동시에 자극하고, 상인들은 쉴 틈 없이 주방과 홀을 오가며 손님 맞이에 분주했어요. 주문이 밀려드는 와중에도 익숙한 손놀림으로 갈치를 접시에 담아내는 모습에서 세월의 노하우가 느껴지더군요.
웨이팅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갈치집이 워낙 많아 한 집 앞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옆집으로 가면 금방 자리가 나곤 했거든요. 회전률이 빠르다 보니 “기다림도 경험의 일부”라는 말이 실감 났어요.
혼자 방문한 터라 처음엔 약간 긴장했는데, 몇몇 식당에서는 4인석만 운영한다고 하여 조금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잠시 걸음을 옮겨 옆 가게에 갔더니 “혼자 오셨어요? 괜찮아요, 여기 앉으세요” 하며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벽 쪽에 마련된 1인석 자리엔 이미 몇몇 혼밥러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죠.
식당 안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감탄사, 동네 어르신들의 수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직장인들의 빠른 식사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와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음식과 사람, 시간이 뒤섞인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갈치조림 한 점, 부드럽고 촉촉한 갈치 살에 매콤달큰한 양념이 배어 있어,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들었죠. 옆 테이블에서는 “밥 추가요!” 외치는 소리에 다들 웃음이 터지고,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맛으로 연결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은 단순히 '맛집'을 넘어선 ‘풍경’ 그 자체였어요. 음식, 사람, 정(情)이 흐르는 이 골목은 서울의 옛 정취를 가장 생생하게 간직한 공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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